매번 시험에서 떨어질 무렵에는 공부를 할 때 매번 조급할 때가 정말 많았던 거 같애.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될 것 같아 하루에만 여러 과목을 얄팍하게 깊이없이 보고 넘어가고, 진도도 최대한 졸속으로 빼는 데 급급했을 뿐이었지. 문제집 한 권에다가 연필 자국이 한 페이지에도 남아있지않는 게 목표로 삼을 정도로 부질없이 시간을 날려버리고, 인강도 밀리지 않게 따라가는 정도만 생각하기 그지없었어. 그때는 그렇게 해야 열심히 공부하는 거라고 믿었었거든... 시간이 지나도 실력은 잘 안 늘어나는 걸 당연한 건줄도 모르고 그저 요상하게만 생각했었어.
많이 봤는데 남는 게 없었어..
가장 답답했던 점은 무엇이었냐하면 분명히 공부를 했다는 느낌(착각)은 있었는데, 막상 시험장만 가면은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다는 거였어. 문제를 보면 “이거 본 적 있는데…” 이 생각만 들었지 두세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헷갈리는 문제가 한 둘이 아니었었어.
처음에는 내가 암기를 게을리한 건가 내 노력의 양이 부족한 줄로만 알았어. 불합격의 쓴 맛을 보고 한참을 지나서 돌아보았더니 문제는 기억력이 아닌 공부 방식에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꺠닫게 되었어. 나는 모든 과목 모든 내용들을 그저 너무 넓게만 얕게만 보고 있었어. 얄팍하게 여러 개를 동시다발적으로 건드리다 보니까 제대로 이해한 게 거의 없었던 거지..
깊게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어
계속 같은 결과가 반복되자 공부 방식을 바꾸어보게 되었어. 어느 국어 강사님이 강의 내용만 알려주는 타 강사들과 달리 공부전략을 열변을 토해가며 가르쳐주시는 바람에(?) 처음에는 그저 아무 생각없이 영혼없이 모든걸 제쳐두고 그 방법을 시도해보았지.
빨리 넘어가는 데 급급하던 조급함을 내려놓고, 한 개를 제대로 파고들며 이해하는 데 집중해보았어. 예전 같았으면 한 챕터를 대충 읽고 다음으로 넘어갔겠지만, 이제는 애매하면 절대 넘기지 않게 되었거든. 누가 물어봐도 마치 전문가처럼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반복하고 또 반복해보았어. 시험날까지 어느 세월에 모든 과목을 다 끝내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결국 합격과 불합격을 갈라놓았던 게 바로 그 조급합이었으니까. 남들은 문제집을 몇 권씩 끝내가는데 나는 한 부분에서만 계속 멈춰 있는 느낌이 들겠지. 근데 시간이 좀 지나봐봐. 걔네들과는 공부하는 클래스가 하늘과 땅 차이로 어마무시하게 나뉘어질 테니..
| 넓게 공부할 때 | 깊게 공부할 때 |
|---|---|
| 많이 본 느낌만 남음 | 전문가처럼 술술 입에서 나옴 |
| 금방 까먹음 | 기억이 시험 합격하고 5년은 감 |
| 시험장에서 흔들림 | 왜 답이 되는지까지 설명 가능 |
깊게 공부하면 기억 방식이 달라져
가장 크게 달라진 건 기억이 두뇌에 오래오래 새겨지게 되는 지속력이야. 예전같으면 외운 내용을 간당간당하게 억지로 끌어내는 느낌이었다면, 깊게 공부하고 나서는 흐름 자체가 머릿속에 남기 시작하게 돼. 단순 암기가 아닌 선명하고 또렷하게 착착 박혀버리는 절대적인 기억력은 쉽게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는 법이거든.
문제를 풀 때도 기존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게 돼. 전에는 감으로 찍는 경우가 참 많았는데, 이후로는 왜 이 답이 맞는지 설명까지 가능해져버려.
합격과 불합격의 결과를 가르는 건 공부의 ‘깊이’야
수험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결국 합격과 불합격을 갈라놓는 결정적인 건 얼마나 많이 봤느냐가 아니었어. 얼마나 깊게 새겨두었느냐라고 할 수 있지. 얕게 여러 과목, 여러 다른 내용들을 보고 잊어버리기를 반복하는 공부는 순간적으로 심리적으로 안심은 될 수는 있어. 뭔가 많이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지. 근데 실제 시험에 한 번 가봐. 1번과 4번, 1번~3번까지 헷갈리는 문제들 때문에 200% 아는 문제까지 기둥이나 세우고 나오는 비극을 면하지 못하게 되지. 나도 실패를 반복하고 나서부터는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겠구나 다짐하게 되었어.
공부는 넓게 건드리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를 하더라도 자기 걸로 만드는 사람이 결국 이기게 되는 게임과 비슷한 거 같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