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예전같으면 공부를 시작할 때마다 항상 어떤 과목을 공부하든지간에 거창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 문제집 한 권을 전부 끝내야 하며, 하루 12시간 풀로 채워서 해야 하는 둥, 이번 달 안에 전 범위 회독 끝내기와 같이 부질없는 목표를 세우기 바빴었지. 첨에는 의욕이 펄펄 넘쳐가지구 지칠 줄도 모르고 부질없는 짓을 하는 데 온 전력을 다했어. 계획표도 빽빽하게 채우고, 스스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느낌은 오래 가지 못해서 곧 주저앉기에 이르렀어ㅠㅠ;;
며칠 지나고 나니 계획이 밀렸고, 밀린 분량을 보는 순간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었지. 결국엔 문제집을 펴기도 전에 압박감부터 느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날이 늘어나게 되었어. 그때는 내가 의지가 약해진 건 줄 알았거든? 그런데 나중에 보니 문제의 진짜 원인은 의지가 아니라 방식에 있었던 거야.
합격자들은 공부를 ‘작게’ 봐
내가 처음 깨닫고 정말 찐으로 신기했던 게 뭐냐면 실제로 합격한 사람들을 보면 생각보다 공부를 거창하게 하지 않는다는 거였지 뭐야. 물론 공부량 자체가 기본적으로 적게 한다는 말은 절대절대로 아냐. 하지만 접근 방식 자체부터가 남달랐다는 거지. 예를 든다면, 난 “오늘 행정법을 끝낼 거야” 같이 크고 뭉뚱그리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대신에, 합격자들은 “판례 3개 전문가 수준으로 이마 탁 치면 줄줄 나올 때까지 이해하기”처럼 아주 작고 만만한 정도로 쪼개서 밀도있게 집중전략으로 접근한다는 거야.
막상 들어보면 너무 비효율적이고 고만큼 해서 어느 세월에 시험일까지 전과목을 끝내냐고 반문할 수도 있어. 근데 이 방법으로 한 단원, 한 단원, 나아가서 한 과목, 한 과목씩 정복해나가잖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존 방식과 놀라울 정도로 차이가 벌어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마 이렇게 말해도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어. 작은 단위를 하나씩 하나씩 정복해나가는 사람들은 다음 단원이나 과목으로 넘어갈 때 이 작은 부분들이 아주 깊숙하게 두뇌에 새겨지는 원리라고 한다면 좀 더 이해가 쉬울까 몰라.
너무 큰 목표는 두뇌를 쉽게 지치게 만들어
수험생활이 힘든 이유 중 하나는 해야 할 양이 너무 많기 때문이야. 영단어 수천 개, 문제집 여러 권, 끝없는 회독. 이걸 한꺼번에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시작하기도 전에 숨이 막히는 건 당연하다마다지. 내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늘 이런식으로 전체를 허겁지겁 아주 조급하게 해치우려고 발버둥쳤던 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 “아직도 이만큼이나 남았네.” 이 생각이 반복되니까 공부 자체가 스트레스로 변해갔고 해야만 하는 일이 되었고 재미었고 스트레스만 받는 일이 되어버리기에 이르렀어.
그런데 반대로 공부를 잘게 쪼개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부담감을 느끼기는커녕 공부가 그저 심쿵할 정도로 잼나고 신나는 일에 되어버렸지 뭐야. 이러고 보면 사람의 뇌는 거대한 벽 앞에서는 쉽게 지치지만, 작은 단계로 접근하면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소화할 수 있는 거 같애.
실제로 효과 있었던 쪼개기 방법
내가 가장 크게 바꾸었던 건 목표를 얼마나 잘게 잘게 쪼개어 설정하느냐였다고 할 수 있어. 예전같음 “영어 공부하기”처럼 막연하고 구체적이지 않고 그냥 대충대충 계획을 세웠던 거 같아. 근데 이렇게 하면 집중도 흐트러지고, 무언가를 제대로 끝마쳤다는 느낌도 잘 안 들더라구. 그래서 이후부터는 목표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나누되 내가 한 큐에 공부를 할 때 감당할 수 있을 만하게 쪼개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어.
| 예전 목표 | 쪼개기 목표 |
|---|---|
| 한국사 공부 | 갑신정변 흐름 전문가처럼 술술 나오기 |
| 영어 하기 | 독해 2지문 + 단어 20개 완벽 암기 |
| 행정법 회독 | 판례 5개 안 헷갈리게 구분하기 |
이렇게 바꾸고 나니 머릿속이 훨씬 단순해지는 건 물론이며 오히려 잘게 쪼갠 파트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단다. “오늘 이거 하나 아니 두 개는 더 끝낼 수 있겠는데?.” 뭐 이러면서 말이야. 이 느낌으로 접근하니까 시작 자체도 쉬워졌어. 아마 직접 해보지 않으면 이거 은근 스릴있는 거 진짜 모를 걸?
쪼개기의 진짜 본질은 누적 반복이야
많은 이들이 공부 전략이라고 한다면 암기법이나 회독법부터 떠올릴 수도 있을 텐데. 직접 오랜 시간동안 공부해보니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반복, 그것도 누적 반복에 있었어. 수험생활은 끝이 안 보일 만큼 긴 터널처럼 느껴질 수가 있을 텐데. 아무리 해도 공부해야할 분량은 끝없이 계속되고, 불안감마저 파도처럼 밀려올 때가 생각보다 많지.
이런 상태에서 큰 목표만 붙잡고 있으면 사람은 금방 지치게 되는 것 같애. 근데 여기서 조금만 방향을 틀어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작은 목표를 하나씩 쪼개고 나누는 데서 그치지 말고 누적해서 반복해보는 거야. 이렇게 하면 성취감은 배가 되고 공부할 맛 지대로 날 걸. 누적 반복이란 말이 조금은 생소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잠깐 예를 들어 볼게. 기본서를 본다고 칠 때, 왜 공부에는 보통 숫자 1), 2), 3), 4), 5) 이런식으로 작은 항목들이 있잖아. 내가 만약에 처음 보는 내용인데 한 번에 1부터 3번까지 봤다고 쳐. 그러다가 잠깐 휴식을 취하고 간식을 먹으면서 끊어가기로 했단 말야? 그러고 나서 다시 돌아와 공부를 또 이어갈 거 아냐. 이때, 4번부터 이어서 보는 게 아니라 1번부터 다시 보기 시작하는거야. 그리고 나서 1번에서 4번까지 보는 거야. 그 다음에는 1번부터 5번까지 앞의 내용을 누적을 쌓아가며 반복을 하는 거야. 이런 쪼개기 전략을 한번 쓰고 나면은 “일단 하나 끝냈다”라는 감각이 계속 쌓이게 되.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기억이 유지되는 시간이 생각보다 어마무시하게 길어지게 되는 거야.
집중력도 완전히 달라져
재밌는 건 집중력까지 좋아졌다는 점이야. 기존에는 해야 할 양이 너무 크게 느껴져서 책상 앞에 앉아도 멍한 시간이 참 많았었어. 시작 자체가 부담이 되었기 때문인데. 근데 목표를 작게 쪼개고 나누다 보니까 시작의 장벽이 낮아진 걸 느낄 수 있었어.
그리고 이 방법은 신기하게도 일단 한번 시작하면 생각보다 오래 간다는 건 보너스! 결국 공부의 가장 큰 적은 게으름이 아니라 시작 전 부담감이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어. 이 시작을 좀 더 쉽고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게 뭔가 되어간다는 느낌인 거구.
합격자들이 끝까지 가는 이유
지금 돌아보면 합격자들이 특별한 정신력을 가졌다고 보기보다는 남들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느냐에 있다고 보는 게 가까울 거 같애. 누구나 똑같이 거대한 목표를 앞두고 있지만 그 목표를 다루는 방식이 다른거지.
한 번에 모든 걸 해결하려 하지 않고,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서 꾸준히 처리하는 거. 그 결과 부담은 줄고, 집중은 길어지고, 결국 오래 버틸 수 있게 되는 거야. 나도 예전엔 공부를 무조건 독하게 해야 하는 줄로만 알았거든.
근데 실제로 결과를 바꾼 건 정신력이 아니라 방식이 더 크게 작용했던 거 같애. 공부는 큰 걸 한 번에 끝내는 사람이 아니라, 작은 걸 끝까지 반복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나 다름없다는 걸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어.